말단비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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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단비대증이란? 

말단비대증이란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손이나 발 같은 신체 말단부터 변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말단비대증’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성장호르몬은 뇌 아래쪽에 위치한 내분비선인 ‘뇌하수체’에서 분비됩니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겨 성장호르몬이 과분비되거나, 외부에서 성장호르몬을 과도하게 투여해 체내 과분비 상태가 지속될 경우 말단비대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사춘기 이전에 발생하면 키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거인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반면 성장판이 닫힌 성인은 뼈가 길어지는 대신 옆으로 두꺼워지는 양상으로 골격계 증상이 나타납니다.
환자 성비는 남성 45%, 여성 55%로 여성이 약간 높으며, 40대가 가장 흔한 발병 연령대입니다. 특정 선천성 유전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경우는 3% 미만으로, 이 경우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단비대증의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 말단비대증의 증상

말단비대증은 외모가 변하면서 전신 합병증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대표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병이 평균 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②외모 변화가 점진적으로 발생하고, ③당뇨병이나 고혈압, 심혈관질환과 같은 다양한 전신 합병증이 동반되고, ④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3배 이상 증가합니다.
대사 이상으로 당뇨병,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고, 심혈관 합병증으로 고혈압, 심장 비대,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아지며, 혈압 증가로 만성 두통, 관절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수근관증후군에 의한 손저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특정 악성 종양의 발생률도 급증합니다.


● 외모 변화

□ 예전보다 얼굴이 커졌다는 말을 듣는다.

□ 이마가 튀어나온 느낌이 있다.

□ 코나 입술이 두꺼워졌다.

□ 턱이 앞으로 나온 느낌이 있다.

□ 예전 사진과 인상이 달라 보인다.


● 손과 발의 변화

□ 반지가 꽉 끼거나 더 이상 맞지 않는다.

□ 신발 사이즈가 커졌다.

□ 손이나 발이 두꺼워진 느낌이 있다.

□ 손발이 자주 붓거나 부어 있다.


● 전신 증상

□ 땀이 많아졌다.

□ 피부가 두꺼워진 느낌이 있다.

□ 손저림 또는 손목 통증이 있다.

□ 관절통이 지속된다.

□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심해졌다.

□ 두통이 자주 있다.

□ 피로감이 심하다.


● 대사 및 만성질환 관련

□ 젊은 나이에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 혈압약을 여러 개 먹는데도 혈압 조절이 어렵다.

□ 체중이 늘고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 건강검진에서 심장 비대 또는 이상 소견을 들었다.


☞ 위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 말단비대증의 원인

말단비대증은 95% 이상이 뇌하수체에 생긴 성장호르몬 분비성 종양이 원인입니다. 매우 드물게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다른 신경내분비종양이 뇌하수체가 아닌 곳에 있을 경우에도 말단비대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말단비대증의 진단

말단비대증의 진단은 혈액 내 성장호르몬 수치와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nsulin like Growth Factor-1, IGF-1) 수치 확인에서 시작합니다. IGF-1은 성장호르몬에 의해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성장호르몬은 하루 중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치를 유지하는 IGF-1을 먼저 측정해 선별검사를 시행합니다. IGF-1이 연령 및 성별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나면 경구 포도당부하검사를 시행해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억제되는지를 확인합니다. 공복 상태에서 포도당 복용 전과 후 2시간 동안 혈액을 채취해 성장호르몬 수치가 1ng/mL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말단비대증으로 확진합니다.

말단비대증은 대부분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 종양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확진 이후에는 뇌하수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해 종양의 유무, 위치와 크기를 확인합니다. 이와 함께 대사 이상이나 심혈관질환, 악성 종양 등 동반된 합병증은 없는지 반드시 검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원인 병변에 대한 치료에만 집중하다 합병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전신 상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중요합니다.


  • 말단비대증의 치료

말단비대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술 경험이 풍부하고 기술이 뛰어난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수술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의 내분비학회 가이드라인에도 명시된 사항으로, 집도의의 숙련도에 따라 완치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말단비대증은 희귀질환인 만큼 신경외과, 내분비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수입니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치료하느냐에 따라 완치율과 치료 기간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말단비대증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앞서 언급한 주요 합병증 발생에 따른 사망률이 3배 이상 증가합니다. 수술로 완치된 경우 재발률은 3% 미만으로 알려져 있으며, 재발하더라도 대부분 수술 후 3-5년 이내에 발생합니다.


수술치료

말단비대증의 1차 치료는 원인 병변을 수술로 절제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콧구멍을 통해 뇌하수체에 접근하는 경접형동 수술을 시행해 성장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한다. 수술로 완치된다면 추가 치료는 필요치 않습니다. 수술 후 뇌하수체 MRI 검사에서 잔존 병변이 있을 경우, 가능하다면 감마나이프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통해 원인 병변을 없애는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약물치료

수술로 완치되지 않거나 동반 합병증 또는 종양의 위치상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행합니다.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성장호르몬 수용체 길항제, 도파민 작용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감마나이프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적용하면 약물치료 기간을 평균 10년 이상에서 3-5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수술 이후의 치료

많은 환자들이 뇌하수체 종양만 수술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말단비대증 치료는 수술로 끝나지 않습니다. 말단비대증은 전반적인 전신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호르몬 정상화입니다. 성장호르몬과 IGF-1이 정상 범위로 회복되면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이 일반인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다만 호르몬 정상화 이후 약 1년간은 탈모나 전신 쇠약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몸이 정상 호르몬 상태에 적응해 가는 과정으로,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종 같은 연부조직 변화나 당뇨병 및 고혈압 같은 대사 합병증은 호르몬 정상화 이후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미 자라난 뼈는 완치 이후에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동반 증상에 따라 회복 여부가 다르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구철룡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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