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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치료와 매일의 관리, 

아토피피부염 극복의 힘! 

아이와 보호자의 마음까지 돌보는, 알레르기질환의 베스트닥터 김경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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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해 알레르기질환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알레르기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원래는 무해한 특정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해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때 면역글로불린E(Immunoglobulin E, IgE)라 는 특수한 항체가 과도하게 생성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촉진합니다. 이러한 과민 반응이 코점막에서 발생하면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에서 일어나면 천식, 피부에 생기면 아토피피부염, 눈에 나타나면 알레르기 결막염 등으로 질환의 양상이 나뉩니다. 우리나라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서 가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 비염이며, 아토피피부염과 천식이 그 뒤를 잇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던 부모들은 아이에게도 아토피피부염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하곤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경향이 있어서 부모에게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녀의 발병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가족력이 없어도 발병할 수 있고, 가족력이 있는데 아이한테는 알레르기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전질환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환경 요인과 개인별 면역반응 차이도 중요합니다. 집먼지진드기는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 존재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알레르기가 생기진 않습니다. 또 검사를 해보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전혀 없는 아이들도 있고요. 현재까지 아토피 피부염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발병하고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아 아토피피부염은 대체로 언제부터 나타나나요? 

아토피피부염은 소아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대개 생후 2-3개월 무렵부터 양쪽 뺨이나 팔다리에 붉은 습진 형태로 증상이 시작됩니다. 나이에 따라 피부 병변의 발생 부위와 모양은 다소 다르지만, 극심한 가려움과 건조함, 습진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려움 때문에 아이가 피부를 긁어 병변이 더 악화되고 가려움도 심해지는 악순환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밤에 가려 움이 심해져 숙면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아토피피부염이 더 심해지거나 성장 저하, 집중력 저하 같은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이 천식이나 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나요? 

소아기에 아토피피부염이 있으면 이후 식품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고, 이런 경우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이 틈을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체내로 쉽게 들어와 면역체계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새로운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기존 알레르기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을 조기에 잘 관리하는 것은 다른 알레르기질환의 발병을 예방 하거나 그 정도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가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으면 보호자들은 밀가루나 돼지고기 같은 특정 식품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등증 또는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3명 중 1명 꼴로 식품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중등증 또는 중증의 환자라면 우유, 계란, 밀, 콩 등 흔한 원인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검사를 권장합니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과 식품알레르기가 항상 동반되는 것은 아니며, 검사 결과 양성이어도 실제로는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이 제한의 중요한 기준은 특정 식품을 섭취했을때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가입니다. 근거 없는 과도한 식이 제한은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아이의 성장 발달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및 검사를 시행한 후 알레르기 원인으로 확인된 식품만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를 최대한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피부는 우리 몸을 지키는 장벽이므로, 보습제를 충분히 자주 발라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염증이 생긴 부위에는 연고를 잘 바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전보다 인식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스테로이드 연고에 지나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 상태, 아이의 나이, 병변 부위, 부작용 등을 고려해 단계별로 세분화해 처방하기 때문에, 주치의의 지시대로 올바르게 사용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부작용에 대한 과한 우려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무조건 피하면 염증이 악화되어 더 강한 약을 장기간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충분한 보습과 적절한 연고 사용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핵심입니다.

 

최근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혁신적인 신약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단순한 피부트러블이 아니라, 면역체계와 관련된 질환입니다. 최근 면역학의 발전으로 치료 선택지가 크게 늘었습니다. 현재 소아에서 사용 가능한 대표 약제는 주사로 투여하는 생물학적 제제와 경구 복용하는 JAK 억제제로,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특정 염증물질을 차단하거나 염증신호 전달을 억제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킵니다.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중등증 또는 중증 환자에서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중증의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아이들은 심한 가려움과 피부 증상 때문에 자존감이 낮고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신약 치료로 증상이 뚜렷하게 줄어들면서 아이들이 외모로 인한 위축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증상 조절을 넘어, 아이들의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리는 획기적인 치료라 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쉽게 낫지 않는 데다가 관리가 큰 영향 을 미치기 때문에 엄마들이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기본적으로 만성질환이므로 증상이 좋아졌다가도 특별한 이유 없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보호자입장에서는 성실히 관리했는데도 증상이 나빠지고 치료가 추가되면 실망스럽고 죄책감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상태 악화가 모두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안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과거와 달리 치료 옵션이 다양하고 효과적이어서 과거처럼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금 나빠지더라도 지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상의하면서 관리와 치료를 꾸준하게 이어가 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토피피부염 증상 완화를 위한 필수 생활 수칙

- 집 안이 너무 덥고 건조하거나 습도가 너무 높으면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아이가 편안해하는 상태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은 순면처럼 자극이 적은 소재를 선택한다. 세탁 시에는 미지근한 맹물로 충분히 헹궈서 옷에 세제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주의한다. 

- 목욕은 날마다 미지근한 물로, 20분 이내가 적당하다. 때를 밀거나 수건으로 문질러서 물기를 닦는 등 피부를 자극하는 행위는 피한다. 목욕 후 3분 이내에 처방받은 연고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준다. 

근거 없는 무분별한 식이 제한은 아이의 성장 발달을 저해하고 심리적인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진단과 검사를 통해 주치의가 지시한 식품만 제한하도록 한다.



김경원 교수 소아호흡기알레르기과

진료 분야 : 중증 아토피피부염, 식품알레르기, 천식, 만성 폐질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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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는 같은 질환이어도 아이마다 증상이 다르고, 같은 증상이어도 불편해하는 정도가 다르다. 

그래서 김경원 교수는 최신 연구와 다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 가능한 치료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함께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환자, 보호자의 신뢰와 협조가 긴 치료 여정을 보다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보호자들의 걱정과 죄책감, 예민함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5년 10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