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꾸준히 움직일수록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재활치료의 선구자 김용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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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을 던지려는 순간, 김용욱 교수(재활의학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 이제 기도하고 시작하면 되나요?” 순간 당황했다. 세브란스가 기독교기관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인터뷰하는 자리니 굳이…”라고 넌지시 사양하고 본론에 들어갔다. 그 사이 살짝 웃음기 도는 분위기가 어색함을 밀어냈다. 조금 후에 알게 되었다. 그 멘트는 분위기 전환용이었다는 것을. 김 교수는 분위기를 집중시키고 이완해야 하는 순간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을 무겁게 견디며 살아가는 환자와 보호자가 잠시나마 긴장을 풀 수 있게 만드는 그만의 노하우였다.
에디터 이나경 포토그래퍼 최재인
주 진료 분야가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환자들의 재활치료라고 해서 왠지 분위기가 좀 무거울 거라 생각했는 데 의외입니다.
평소에 환자나 보호자들을 "조금은 즐겁게 해드리자."가 중요한 목표입니다. 특히 제가 만나는 환자들은 여러모로 병원 오는 일이 많이 힘든 분들이고요. 그래서 환자들이 병원 오는 게 싫다고 말씀하면, 제가 똑같이 맞장구를 칩니다. “저도 병원 오기 싫어요, 월급 주니까 오는 거예요”라고 말하면 환자가 웃습니다. 공감과 유머를 적절히 섞는 거죠. 그렇게 웃는 사이 긴장도 풀어지고 기분도 좀 나아집니다. 저한테 오시는 분들은 한 군데 진료과만 다니시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분들이 저한테 오실 때가 제일 좋다고 말씀하실 때, 6개월 후에 보자고 하면 좀 더 빨리 와서 보고 싶다고 하실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파킨슨병 재활치료는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재활치료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나요?
파킨슨병 환자들은 대부분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걷는 것이 아주 어려워지거나 삼키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하는 환자들이죠. 이렇게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재활치료로 큰 도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파킨슨병이 퇴행성 뇌질환이라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막을 순 없지만, 조기에 운동과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했을 때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제가 2008년 파킨슨병 재활분야로 미국 연수를 하던 즈음 이를 입증하는 연구가 나오기 시작해 지금은 굉장히 많은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교수님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파킨슨병 재활치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셨지요?
파킨슨병 환자가 신체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연구 결과, 파킨슨병 진단 전후로 꾸준히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해온 환자에서 사망률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단 이후에 활발한 신체활동을 시작한 환자도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사망률이 감소했고요. 이것은 2010-2013년 건강검진 대상자 중 파킨슨병을 처음으로 진단받은 환자 10,699명을 추적관찰해 신체활동의 유지 정도와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입니다.
신체활동의 저강도 환자군에서는 19%, 중강도 환자군에서는 34%, 고강도 환자군에서는 20%씩 사망률이 감소했습니다. 저강도 운동이란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번에 최소한 10분 이상 걸은 경우를 포함해 하루 총 30분 이상 걷기 정도의 운동을 말합니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저와 10년 이상 만난 한 환자는 실제로 하루에 자전거를 3-4시간씩 타시는데, 정말 엄청 좋은 효과를 보고 계세요.
뇌졸중이나 뇌손상을 입은 어려운 환자들을 많이 만나시는데,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환자들이 적잖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의 한 청년을 통해 저산소성 뇌손상도 치료가 된다는 것을 보게 되어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분은 지금 30대 후반으로 저와 만난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지요. 심장마비로 저산소성 뇌손상이 왔고 식물 상태로 10년을 보냈죠. 식물 상태란 눈을 떴다 감았다 할 수는 있지만 의미 있는 반응은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치료를 했더니 이 환자가 10년이 지나서 아버지와 눈을 맞추는 반응을 보인 거예요. 소리가 났을 때 깜짝 놀라거나 소리 나는 쪽을 보거나 하는 등 주위 환경을 의식하는 상태를 최소 의식 상태라고 하는데, 식물 상태에서 최소 의식 상태가 된 겁니다. 환자의 아버님이 그러시더라고요.제가 당신 아들에게 관심을 가진 첫 번째 의사였다고요.
재활의학을 선택했을 그 시절엔 그다지 인기 있는 분야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 특별히 이쪽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공을 선택할 무렵 재활의학과 교수님을 한 번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 교수님께서 앞으로 한국사회가 고령화사회로 갈 것이라면서 재활의학을 권유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재활의학이 환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주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국내에서 재활병원은 세브란스가 유일했고, 그런 부분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재활의학의 특성상 여러 치료사들과 함께 일해야 하고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만큼 상황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야 하는데, 저는 그런 것들이 재활의학과 의사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정말 많고, 일할수록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활의학을 추천합니다.
교수님의 이력 중 경영학 석사 학위가 눈에 띕니다. 개업을 염두에 둔 선택이셨나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1999년 전국에 노인병원이 3개였을 때 그중 한 곳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했습니다. 실버산업, IT라는 말들이 붐을 타기 시작하던 즈음이었어요. 아무래도 공중보건의로 일하는 동안은 시간 여유가 좀 있는 편이라 그때 야간대학원을 다니며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리더십과 경영정보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요즘 들어 중요해진 의료정보 분야와 통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때 리더십에 대해 공부하면서 어떤 리더가 될 것인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고, 조금 더 설명하고 한 번 더 이해하자고 마음먹었죠. 그래서 지금도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려고 하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잘 듣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파킨슨병 재활치료 분야를 개척하신 선구자입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요?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 암, 치매 등은 일찍이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진료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는 편입니다. 반면에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 한국사회에서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에 대해서는 국가가 아직 나서지 않고 있어요. 파킨슨병은 조기에 진단을 받고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체계적인 진료시스템 구축이 꼭 필요한 분야입니다. 국내에서 파킨슨병 재활치료를 처음 연구한 교수로서 국가의 진료체계 구축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명의의 특강
파킨슨병 재활치료
체계적이고 꾸준한 운동과 치료로
증상을 개선하고 진행을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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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질환이 진행될수록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재활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 김용욱 교수(재활의학과)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일부 증상은 약물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자세 불균형이나 보행장애는 약물 반응이 거의 없으며, 병기가 진행될수록 약물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고 합병증이 발생해 활동량이 줄어들고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됩니다. 따라서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재활운동과 함께 병기에 맞는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비운동성 증상과 운동 증상
운동 증상 나타나면 수년 전 발병 가능성
파킨슨병은 치매에 이어 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최근 65세 이상 인구의 1-2%, 85세 이상 인구의 3%까지 연령에 따라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어 향후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비운동성 증상과 운동 증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운동성 증상은 무관심, 우울감, 수면장애, 변비, 후각기능 소실, 기립성 저혈압 등이 있습니다. 운동 증상은 진전(의도하지 않았는데 신체 일부가 떨림), 강직(팔, 다리 등의 관절이 뻣뻣해짐), 서동(일반 사람들보다 몸의 움직임이 느림), 자세 불안정이 대표적입니다.
보통은 운동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나지만, 비운동성 증상은 고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으로 생각해 파킨슨병 발병을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운동 증상이 발현된 뒤에야 비로소 파킨슨병을 의심하고 병원에 내원하기 시작합니다. 즉 운동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질병이 시작된 지 이미 2-3년이 경과했음을 의미하므로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직후여도 실제로는 발병 후 수년이 경과한 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재활치료
환자 일상의 질을 좌우한다
파킨슨병 재활치료의 목표는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운동을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 둘째는 질환 적응력을 향상시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장애를 최소화하고 운동 증상과 비운동성 증상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점차 진행되는 장애를 극복하며 가족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파킨슨병 치료에는 약물치료를 담당하는 신경과 의사, 심부뇌자극술 등의 수술을 담당하는 신경외과 의사, 운동치료나 작업치료 등의 재활치료를 담당하는 재활의학과 의사, 심리치료 등을 담당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팀 접근이 요구됩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환자의 증상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치료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파킨슨병 재활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이러한 다학제적 팀 접근을 통한 포괄적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고, 운동 증상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킨슨병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국가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초기 재활치료, 높은 활동량 유지 목표
하지근력 강화운동, 유연성 운동, 균형운동
파킨슨병 초기의 재활치료는 운동을 통해 높은 수준의 활동량을 유지하는 데 목표를 두고 이루어집니다. 특히 재활운동이 뇌신경 보존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들은 반드시 지속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운동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추천되는 운동으로는 하지근력 강화운동과 유연성 및 균형운동이 있습니다.
하지근력 강화운동은 다리 대퇴사두근의 근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실내자전거를 추천합니다. 이때 근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바퀴에 저항을 주고 운동을 시행합니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운동 증상인 강직(rigidity)으로 인해 근육의 충분한 수축과 이완이 일어나지 못해 신체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유연성 운동도 필요합니다. 유연성 운동으로는 태극권, 요가, Lee Silverman 운동을 권하지만 일반적인 전신 스트레칭 운동으로도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균형운동으로는 양쪽 발을 모은 뒤 눈 감고 서 있기, 일자 서기, 일자 걷기를 추천합니다. 양쪽 발을 모은 채 눈을 감고 10초 동안 서 있다가 양쪽 발을 벌려 일자로 서서 10초간 유지하고 이후 10m 정도를 일자로 걷는 운동을 연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입니다. 균형운동을 매일 30-50회 정도 반복하면 균형감각이 호전됩니다. 이러한 운동들은 병이 중기로 진행되었을 때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중기의 대표 증상 보행동결
시청각 자극 훈련으로 집중력 향상
초기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5년 정도 지나면 약물의 효과가 점차 줄어들면서 보행장애를 포함한 많은 운동 증상이 진행되는 중기가 됩니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보행장애는 보행동결(freezing of gait)입니다. 보행을 시작하려고 할 때나 보행 중 몸을 회전하려고 할 때, 좁은 복도를 지나갈 때, 걸으면서 2가지 일을 신경 써야 할 때 갑작스럽게 보행이 멈추는(freezing) 것입니다. 이때 환자는 갑자기 발이 바닥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균형감이 저하되어 많은 경우 낙상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낙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대퇴골 골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보행동결을 줄이기 위한 재활치료와 더불어 낙상 예방 교육, 보조장비 사용이 권고됩니다.
보행동결 예방을 위한 재활치료로는 시각 및 청각 자극이 효과적입니다. 시각 및 청각 자극은 보행동결의 원인 중 하나인 분산된 집중력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훈련을 반복하면 보행 시 집중력이 향상되어 보행동결을 줄여줍니다. 또 바닥에 연속된 선을 긋고 넘어가는 치료도 도움이 되는데, 집중력 향상과 더불어 대뇌로 들어가는 하지의 위치감각을 호전시켜 보행동결 증상이 개선됩니다.
보행을 보조하는 도구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팡이보다 다리가 4개로 갈라져 있고 앞다리 쪽에 바퀴가 달린 4발 워커가 추천됩니다. 4발 워커는 다양한 보행환경에서 변화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소모를 줄여 보다 안정적으로 보행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첨단 기술 활용한 다양한 보행치료
가상현실 적용 보행치료, 로봇보조보행치료
최근에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보행치료와 로봇보조보행치료가 보행장애를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적용 보행치료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보행 시 어려움을 겪는 여러 환경을 전면의 화면과 트레드밀의 바닥에 제공해 마치 실제 환경에서처럼 연습하는 보행훈련 방법입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시각 자극과 보행환경의 난이도를 조절해 파킨슨병 환자들의 보행장애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 적용이 가능합니다. 세브란스 재활병원은 국내 최초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의료장비인 C-mill VR+ 기기를 도입해 가상현실 적용 보행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iBalance 기기를 통해 자세조절능력을 평가하고 균형조절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낙상 방지, 운동실조 개선, 신경근조절능력 향상, 고유 수용성 감각기능 개선 등을 돕고 있습니다.
로봇보조보행치료의 경우, 고강도의 반복적인 보행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동안 아바타를 활용해 신체 상태를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보행치료의 집중력을 높이고 파킨슨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비정상적 보행 양상을 정상 보행으로 유도하는 치료법입니다. 다만 가상현실을 이용한 보행치료와 로봇보행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견이 있으며, 최근에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긍정적인 효과의 연구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리라 생각합니다.
손팔 떨림, 삼킴장애, 언어장애
보조도구 사용과 집중치료로 일상 유지
중기의 파킨슨병 환자는 보행동결과 더불어 손과 팔의 떨림이 증가하고 어깨관절의 운동 제한으로 상지운동에 문제가 발생해 식사하기, 세수하기, 옷 입고 벗기, 몸 씻기 등 일상생활에서 동작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라서 어깨관절 스트레칭 운동과 함께 손과 팔의 떨림을 줄여주기 위한 보조도구 사용이 추천됩니다. 최근 상지운동장애에 대한 로봇보조 상지운동치료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향후 기술 발달이 가속화될수록, 보행장애 치료처럼 상지운동기능 호전을 위한 로봇치료기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가까운 시일 내에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킨슨병 중기에는 삼킴장애와 언어장애도 시작됩니다. 삼킴장애의 경우, 고령에서 나타나는 삼킴기능 악화로 생각해 환자나 보호자가 인지를 잘 못하다가 반복적으로 사레가 발생하거나 사레로 인한 흡인성 폐렴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알게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파킨슨병을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다면 주기적으로 삼킴장애에 대한 진찰이 필요하며, 삼킴장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비디오조영 삼킴검사를 통해 삼키는 과정 중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한 뒤 연하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반면 언어장애는 특징적으로 말이 느려지며 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구음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 발현을 쉽게 알 수 있어 비교적 조기에 진단이 이루어집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Lee Silverman 음성치료가 대표적이며, 주 4회의 집중치료를 통해 발성근육 강화, 발성방법 재습득을 유도합니다.
보행 불가능한 말기
합병증 줄이는 호흡재활 필수
중기를 지나 말기에 접어들면 보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모든 일상생활을 타인의 도움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때는 많은 환자들이 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장기 치료기관에서 지냅니다. 또 삼킴과 호흡기능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해 감염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말기 파킨슨병 환자에서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폐렴 등의 호흡기 감염입니다. 따라서 꾸준한 호흡재활을 통해 기침, 폐활량, 환기능력 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호흡재활은 말기뿐 아니라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때부터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관리할 것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