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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중요한 길목에 생기는 희귀암, 

바터팽대부암!

명확한 설명과 정교한 수술로 최선의 길 안내하는 김성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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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터팽대부’란 이름은 처음 들었습니다. 바터팽대부는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요?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이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으로 이동할 때, 두 가지 중요한 소화액이 십이지장으로 분비됩니다. 바로 간에서 만들어져 내려오는 담즙과 췌장에서 나오는 췌장액입니다. 바터팽대부는 담즙이 내려오는 통로인 담관과 췌장액이 분비되는 길인 췌관이 음식물의 통로인 십이지장과 만나는 합류부입니다.

이 해부학적 구조를 처음 발견한 학자의 이름을 따서 바터팽대부(Ampulla of Vater)라고 부릅니다. 성인 손톱만 한 작은 크기로, 주변의 괄약근과 함께 일종의 밸브처럼 작용합니다. 평상시에는 꽉 닫혀 있어서 음식물 속 세균이 담도나 췌장 쪽으로 역류해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고,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내려오면 밸브를 열어 담즙과 췌장액을 내보내 소화를 돕습니다.


이렇게 작은 부위에도 암이 생기나요? 암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도 궁금합니다.

워낙 작은 부위라 암 발생률도 매우 낮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간 새로 진단받는 췌장암 환자 수가 약 1만명, 담도암은 약 8,000명인 데 비해, 바터팽대부암을 진단받는 환자는 80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입니다. 바터팽대부는 담즙과 췌장액이 지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여기에 종양이 생기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담즙 배출을 방해해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할 수 있습니다. 또 소화액인 담즙과 췌장액이 음식물과 제대로 만나지 못해 소화불량이 나타나기도하고, 담도염이나 췌장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만 황달이 나타났다고 해서 반드시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담도 결석이나 간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황달이 나타나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터팽대부암은 췌장암, 담도암과는 어떤 다른 특징이 있나요?

우선 황달 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췌장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대략 20%에 불과한 반면, 바터팽대부암은 그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내시경으로 십이지장 내의 바터팽대부 종양을 직접 관찰하고 조직검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도 담도암이나 췌장암에 비해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또한 동일한 병기라 할지라도 췌장암이나 담도암보다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은 편입니다. 바터팽대부암은 세포 특성에 따라 크게 십이지장형과 췌담도형으로 나누어집니다. 대개 십이지장형이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췌담도계의 다른 암보다는 낫지만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장기의 암에 비하면 여전히 생존율이 낮습니다. 희귀암인 만큼 연구도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바터팽대부암만 정교하게 떼어내면 되는 건가요?

바터팽대부는 췌장과 담도, 십이지장이 만나는 곳이라 구조가 복잡합니다. 또 주변에는 혈관과 림프절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요. 게다가 암이 조금만 커져도 주변 림프절이나 인접 장기로 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암으로 진단되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 머리 부분과 십이지장, 담도의 일부와 담낭, 주변 림프절 등을 한꺼번에 떼어내는 광범위 수술로, 췌장 머리에 발생한 암이나 원위부 담도암에서도 같은 수술을 적용합니다. 더불어 바터팽대부의 양성 종양, 특히 선종은 대장 용종처럼 시간이 흐르면 암으로 변할 수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선종이나 고등급 이형성증 등 암이 아닌 병변은 종양 크기와 침범 범위에 따라 내시경적 절제나 국소 절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술에 앞서 악성 여부와 병기, 침범 범위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당히 넓은 부위를 절제하는데, 다음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수술 범위가 넓은 만큼, 절제한 뒤 다시 연결하는 재건과정이 중요합니다. 소장을 끌어와 췌장, 담도, 위와 각각 연결해 세 군데를 문합합니다. 즉 음식물이 지나가는 길, 췌장액이 나오는 길, 담즙이 나오는 길을 다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췌관은 지름이 1-2mm에 불과하고 췌장 조직이 무른 편이어서 문합이 특히 까다롭습니다. 환자 상태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에만 6-8시간 정도 소요되는 대수술입니다. 과거에는 복부를 25cm가량 절개하는 개복수술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약 1cm의 구멍 5-6개만 뚫어 복강경이나 로봇을 활용하는 최소 침습 수술이 늘고 있으며, 정교한 문합에는 로봇이 특히 도움이 됩니다. 암 치료 효과나 합병증 빈도는 수술에 따라 큰 차이가 없지만, 절개창이 작은 만큼 통증 감소와 회복 면에서는 로봇수술이 유리합니다.


수술 합병증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회복에는 얼마 정도 소요되나요?

소화액이 흐르는 관을 새로 잇기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할 합병증은 문합 부위에서 소화액이 새어 나오는 췌장액 누출과 담즙 누출입니다. 특히 췌장액은 강력한 단백질 분해 효소라, 복강 내로 새면 주변 혈관을 손상시켜 치명적인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문헌상 주요 합병증 발생률이 10% 내외로 다른 수술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수술하지 않았을 때의 예후가 훨씬 나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현재의 표준치료입니다. 수술 술기와 수술 후 관리의 발전으로 합병증 비율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며, 영상의학과 중재시술팀의 협진으로 재수술 없이 배액관을 삽입하거나 색전술을 통해 안전하게 고비를 넘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합병증이 없다면 입원 기간은 약 10일 이내입니다. 다만 워낙 크고 힘든 수술인만큼 일상생활로 회복하는 데 2-3개월이 걸리며, 수술 전의 근력과 체중,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바터팽대부암을 비롯한 췌담도계의 암은 수술만으로 모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등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선행 항암치료 후 수술로 이어지는 치료 전략을 세우기도 합니다.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전기소작술 등의 중재술까지 다양한 치료 방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도입된 중입자치료 역시 절제가 어려운 췌장암 환자에서 치료 옵션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와 병기에 따라 어떤 치료가 가장 적절한지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함께 상의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다학제 치료 시스템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췌십이지장 절제술 후 음식 제한보다는 충분한 영양 섭취

- 수술 후 최대 1년까지는 지나치게 음식을 제한하기보다는 회복을 위해 입맛 당기는 대로 골고루 잘 먹는 것이 더 좋다. 이 시기에는 수술의 영향으로 체중이 많이 빠진 상태이므로, 음식을 지나치게 가리거나 소식하면 오히려 영양 불균형으로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 췌장 머리 부위를 절제했기 때문에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수술 직후부터 당뇨병을 걱정해 식이 조절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회복기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에 집중하고, 이후 회복 상태에 따라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혈당 관리를 시작한다.

- 술과 담배는 건강에 명확하게 해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치료 약제에 따라 음식이나 생활 관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한다.

- 항암치료가 필요 없는 1기 환자여도 수술로 모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재발 여부와 몸의 변화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김성현 교수 간담췌외과

진료 분야 : 바터팽대부암, 담도암, 췌장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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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췌 분야의 악성 및 양성 종양의 수술치료를 전문으로 한다. 

환자가 자신의 병과 치료 과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부학적 그림을 곁들여 수술 과정을 반복해 설명하는 데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 

췌담도 수술이 환자에게 쉽지 않은 치료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자신을 믿고 몸을 맡긴 환자들의 결단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수술에 임한다. 

치료 과정을 돌이켜보았을 때 환자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안전한 회복과 무탈한 일상 복귀를 위해 진심을 다한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10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