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정기적 위내시경검사,

위암 조기 발견과 완치의 열쇠

위암 수술치료의 베스트 닥터 김형일 교수



김형일 교수 프로필 바로가기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위암 발병률이 세계 1위로, 미국의 1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국인에서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식생활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맵고 짠음식,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한 저장음식에서 발생하는 니트로소아민 등의 발암물질이 위암을 일으키고 음주나 흡연, 헬리코박터균, 유전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몽골, 일본, 한국, 중국, 이란,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 위암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미국식으로 식생활이 바뀐 후 위암 발병률이 낮아졌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를 통해 식생활 개선이 위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요인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족 내에 2명 이상의 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유전성 위암인 사례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식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은 어떤 증상을 겪게 되나요? 소화가 안돼서 내시경 검사를 했다가 위암을 진단받는 사례도 많은 듯합니다.

소화불량 때문에 내시경검사를 했다가 조기 위암을 발견하는 분들은 소화불량을 위암의 증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검사를 통해 우연히 암을 발견한 것일 뿐 소화불량과 조기 위암은 관계가 없습니다. 암세포가 위벽의 상층부에만 있는 조기 위암은 증상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암세포가 근육층을 파고들거나 더 깊이 진행된 후에는 수개월 동안의 식욕 부진, 체중감소, 위출혈, 토혈, 검은색 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런 증상만으로는 다른 소화기계 질환과 위암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위암 때문에 이런 증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이미 암이 상당히 크고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완치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반면 1기 위암의 5년 생존율은 약 98%에 달하므로 만 40세부터는 적어도 2년에 한 번, 고위험군이거나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좀 더 자주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내시경검사는 불편하고 힘들어서 좀 꺼려집니다. 다른 검사로 대체할 순 없나요?

위암에서 내시경검사는 모든 것의 시작이라 할 만큼 중요합니다. 암이 작아도 발견할 수 있고, 의심 병변이 있을 경우 내시경으로 바로 떼서 조직 검사를 진행해 위암을 확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알다시피 어느 암이든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지고 재발률은 낮아집니다.


특히 위암은 항암제가 잘 듣지 않아서 재발하면 완치율이 낮은 편이라 조기 발견이 더더욱 중요하고요. 그러니까 정기적 내시경검사는 위암을 조기 발견하는 길이자 암 완치에 이르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건강검진이 발달해서 조기 위암을 진단받는 환자들이 진행암보다 많았는데, 국내에 코로나19가 유입된 후로는 감염 걱정 때문에 건강검진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진행암의 비율이 늘어났습니다.



병기에 따라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1기 환자들은 수술이 아닌 내시경시술로도 위암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내시경과 조직검사로 위암이 진단되면 CT 또는 PET-CT로 암의 침윤 정도, 림프절과 원격 전이 여부 등 암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 평가해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내시경으로 암을 떼어내는 시술적 치료는 암의 크기와 깊이, 분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기 중에서도 아주 초기에 해당할 때 시행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절제가 불가능한 대부분의 1기와 2, 3기의 환자들은 수술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수술 후 조직검사를 시행해 병기가 2-3기로 확정되면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합니다. 4기는 수술이 생존율 향상에 별다른 효과가 없어서 통증 완화와 생존 기간 연장을 목표로 항암치료를 시행합니다.





전 절제와 부분 절제는 암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나요?

암의 크기만큼이나 위치 또한 중요합니다. 암이 크더라도 위의 하부에 있으면 부분 절제가 가능한 반면, 암이 작더라도 상부에 있는 경우에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전 절제를 해야 했습니다. 림프의 흐름이 몸의 아래로 가는 경향이 있어서 상부 위암이 있으면 하부 위에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완치율과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수술 술기가 계속 발전하면서 절제 부위가 줄어들고 있으며 문합법도 다양해지는 추세입니다. 현재는 암이 상부에 있어도 크기가 작으면 상부만 절제하는 근위부 절제술이 가능하며, 일부 진행암에서도 일정 조건을 충족한다면 근위부 절제술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복수술과 복강경, 로봇수술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은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를 줄여 회복을 빠르게 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암의 크기가 작고 수술이 비교적 쉬운 조기 위암에서 제한적으로 시행했습니다. 그러다 수술 기법과 도구가 발달하면서 점차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져서 흉터와 통증 감소를 넘어 보다 높은 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봇수술은 복강경에 손목 관절 기능이 추가되어 움직임이 더욱 자유롭기 때문에 같은 병기라도 암이 깊고 좁은 부위에 위치한 경우에 더욱 정교한 절제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투관침을 기존의 5개에서 2개로 줄인 축소 포트 수술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복강경 또는 로봇수술을 받고 있으나, 전이가 심해 절제 부위가 광범위하고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전통적인 개복수술이 좀 더 효과적입니다.



위암 치료 중인 환자들을 보면 수술이 완치에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위암은 다른 고형암에 비해 항암제의 효과가 크지 않고 방사선치료 역시 제한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수술이 특히 중요합니다. 수술한다고 모든 환자가 완치되는 건 아니지만, 수술을 해야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서양에서는 위암이 재발률이 높은 암에 속하지만, 특이하게도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다 보니 외과의들의 수술 경험이 풍부해 재발률이 서양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외과의에게 제때 수술을 잘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지요. 위암 전문의가 제공하는 항암요법 외에 다른 치료는 오히려 수술 시기를 늦춰 완치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므로, 한약이나 대체의학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의존하느라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환자의 안전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수술 후 환자들은 일상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위를 잘라냈으니 식단 관리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위 절제수술 후 작아진 위는 다시 커지지 않으므로 조금씩 자주, 천천히 먹는 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식하거나 빨리 먹는 습관은 소화장애, 역류, 장폐색, 덤핑증후군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수술 후에는 대부분 체중이 5-10kg 정도 감소하는데, 일부 환자들은 살이 빠지니까 기운이 없다면서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제를 과다 복용하기도 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검사해보면 대부분 비타민 수치가 정상치를 훨씬 웃돌고 있어요. 그러나 수술로 빠진 살은 잘 찌지 않으며, 체중을 원래대로 돌려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체중 욕심 때문에 과식하거나 영양제 또는 건강보조식품을 과다 복용하다 건강을 해칠 수 있어요. 아무리 좋은 음식이나 영양제를 먹더라도 운동하지 않으면 체력은 절대 좋아지지 않습니다. 특별히 금지하는 음식은 없으니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자주 먹고,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늘려야 합니다. 밥이 아니라 꾸준한 운동이 가장 좋은 보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