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조기유합증
Craniosynost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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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개골조기유합증이란?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정상적인 뇌 성장과 두개골의 발달을 위해 태어나기 전부터 출생 후 일정 기간까지 열려 있어야 하는 두개골 봉합선이 비정상적으로 일찍 닫히는 질환을 말합니다.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으로, 정도에 따라 뇌의 성장과 두개골 모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약 2,500-3,000명의 신생아 가운데 한 명꼴로 두개골조기유합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두개골조기유합증은 단일 봉합선에 발생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다중 봉합선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경우에는 더 심각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편 아이의 머리 모양 변형은 두개골조기유합증보다는 자세성 사두증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세성 사두증은 헬멧 치료 등으로 비교적 쉽게 교정이 가능합니다.
- 두개골조기유합증의 증상
초기 징후는 두개골 모양의 비정상적인 변화입니다. 두개골의 특정 부위가 돌출되거나 납작해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머리둘레의 증가 속도가 느려지거나 비대칭적인 두개골 모양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더 심한 경우에는 뇌압 상승으로 구토, 두통, 시력 저하, 또는 발작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조기 유합된 봉합선의 위치에 따라 두개골과 얼굴의 변형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사골봉합의 유합은 전두골의 비대칭성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두개골의 전반적인 모양이 삼각형처럼 변형됩니다. 관상봉합의 조기 유합은 한쪽 또는 양쪽에서 두개골의 측면이 납작해지는 증상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안면 비대칭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시상봉합의 유합은 머리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게 하는 반면, 람다봉합의 유합은 후두부 변형을 초래합니다.
- 두개골조기유합증의 원인
두개골조기유합증은 크게 비증후성과 증후성으로 분류합니다. 비증후성 두개골조기유합증은 단일 봉합선에 발생하며,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증후성 두개골조기유합증은 크루존(Crouzon) 증후군, 아페르트(Apert) 증후군, 파이퍼(Pfeiffer) 증후군 등과 같은 유전적 질환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두개골조기유합증의 진단
진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입니다. 두개골의 비대칭성이나 봉합선 부위의 이상을 시각적으로 확인한 뒤, 방사선 촬영, 3D CT 스캔, MRI 등의 검사를 통해 두개골의 정확한 구조적 상태를 평가합니다. 3D CT는 봉합선이 조기에 닫혔는지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로, 봉합선별로 영향을 받은 부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이상이 의심될 때는 유전자검사를 시행해 증후성 두개골조기유합증 여부를 확인합니다.
- 두개골조기유합증의 치료
두개골조기유합증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수술로 이루어지며, 수술 시기는 환자의 나이, 봉합선의 수, 뇌압 상승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술의 주요 목표는 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공간을 확보하고, 비정상적인 두개골 모양을 교정하며, 장기적으로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미국 소아신경외과학회에서 발표한 치료 지침에 따르면, 수술 시기는 보통 생후 6-12개월 사이가 적합합니다. 이 시기에 수술을 진행하면 두개골의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술 결과가 더욱 우수하며, 뇌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뇌압 상승이 이미 관찰되는 경우라면 환자의 신경학적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은 초기 단계의 경미한 두개골조기유합증에 적합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두개골 재구성 수술이 필요합니다. 재구성 수술은 뇌 성장에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고 두개골의 외형을 정상적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둡니다.
최근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수술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신연기란 붙은 뼈를 서서히 늘려주는 기구로,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수술의 첫 단계는 환아의 머리뼈 전체가 아닌 두개골의 봉합선만 일부 절개한 뒤 절개한 봉합선에 신연기를 부착해 고정하는 것입니다. 이후 보호자가 매일 신연기를 조금씩 돌려서 두개골을 조금씩 확장시키는 방법입니다. 절개된 뼈 부위가 조금씩 벌어지고, 그 틈에 새로운 뼈가 자라나도록 유도합니다. 두개골 모양과 크기가 목표 범위까지 도달하면 이후 신연기 제거수술로 치료를 마무리합니다. 신연기를 이용한 수술은 두개골조기유합증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으며, 교정이 필요한 범위를 확인해 가면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신연기를 제거하기 위해 2차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며,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백우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