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홍반루푸스
Cutaneous lupus erythemato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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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홍반루푸스란?
피부홍반루푸스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피부를 공격해 생기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입니다. 간단히 말해 “피부에 생기는 루푸스”라고 할 수 있는데,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가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것과 달리 피부홍반루푸스는 주로 피부와 점막에 국한된 루푸스입니다.
피부홍반루푸스는 단독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전신홍반루푸스의 일부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최대 85%에서 피부 증상이 나타나며, 약 29%의 환자에서는 피부 발진이 첫 증상일 정도로 피부 증상이 흔합니다. 반면 피부홍반루푸스 환자의 10~25%는 추후 전신홍반루푸스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홍반루푸스로 진단되면 내과적 검사를 통해 전신 침범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피부홍반루푸스 환자의 대다수는 피부에만 병이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전신 질환으로 진행하더라도 즉시 중증으로 이어지는 일은 드뭅니다. - 피부홍반루푸스의 증상
주로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의 피부에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뺨과 콧등에 나비 모양의 홍반(malar rash)이 생기거나 경계가 뚜렷한 원반 모양의 판처럼 생긴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병변 위에는 비늘 같은 각질(인설)이 덮이기도 하고, 색소 변화나 모세혈관 확장, 피부 위축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두피를 침범한 경우 흉터를 남기면서 영구적 탈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가려움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 피부홍반루푸스의 원인
피부홍반루푸스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자가면역 반응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유전적으로 면역계 조절에 결함이 있는 사람이 강한 자외선을 쬐거나 호르몬 변화, 감염, 스트레스 등의 환경 요인을 겪을 때 면역체계가 피부 성분을 이물질로 오인하고 공격해 염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성별의 영향도 중요한데, 실제로 루푸스는 가임기 여성에게서 훨씬 흔하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3배 많습니다. 이처럼 유전적, 호르몬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과도한 햇빛 노출은 피부홍반루푸스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촉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피부홍반루푸스의 진단
피부과 전문의가 진찰을 통해 임상 양상을 평가한 후, 필요에 따라 피부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합니다. 항핵항체(ANA)를 비롯한 자가항체 혈액검사를 통해 전신홍반루푸스 관련 소견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특히 피부홍반루푸스의 피부 발진은 다른 질환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진단을 위해 피부 조직검사나 혈액검사 등의 검증 절차가 중요합니다. 전문의는 이러한 검사 결과와 환자의 증상을 종합해 루푸스인지 다른 피부 질환인지를 감별하게 됩니다.
- 피부홍반루푸스의 치료
피부홍반루푸스는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로 병변을 호전시키고 새로운 발진 발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흉터 형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재발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먼저 모든 환자에게 생활수칙 지도가 이루어집니다. 자외선 차단은 필수이며 흡연자는 금연해야 하고, 심한 스트레스도 면역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합니다. 약물 치료로는 국소치료와 전신치료가 모두 활용됩니다. 국소 도포제로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가장 흔히 쓰이며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혀줍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타크로리무스 연고나 피메크로리무스 크림 등의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편 병변이 광범위하거나 심한 경우, 혹은 국소치료에 반응이 부족한 경우에는 전신치료제를 사용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는 항말라리아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으로, 모든 형태의 피부홍반루푸스에서 1차 선택약입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면역억제제나 기타 내과적 약물을 추가하게 됩니다. 면역조절제인 다프손, 메토트렉세이트(MTX), 아자티오프린,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MMF)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 항말라리아제 및 면역억제제 외에도 JAK 억제제, BDCA2 표적 억제제, TLR 억제제 등 새로운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되어 피부홍반루푸스를 포함한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황신원 교수>

